사회

경기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희귀 맹금류 ‘초원수리’ 위치추적기로 이동경로 최초 확인

산신각 2020. 4. 13. 16:06

입원중인던 초원수리
자연복귀(2020.3.6) 이후 현재(4.2)까지 파악된 초원수리 이동경로

시화호에서 구조된 초원수리 방사 후 위치추적해 중국 내몽골로 이동 확인

 

경기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센터장·차현성)와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관장·배연재)은 희귀 맹금류인 초원수리의 구체적인 이동경로를 밝힐 단초를 마련했다고 13일 밝혔다.

 

특히,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초원수리를 위치추적장치(PTT, Platform Transmitter Terminal)를 활용해 이동경로를 탐색하는 연구는 이번이 국내 최초라는데 의의가 있다.

 

이번에 이동경로를 추적하게 된 초원수리는 올해 28일 화성시 야생생물협회에서 구조에 의해 구조된 개체로 발견 당시 기아와 탈진으로 제대로 날갯짓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후 경기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 인계돼 방사선검사, 혈액검사, 수액 처치, 먹이급여 등 집중관리를 통해 건강을 회복, 마침내 36일 화성시 인근의 시화호에서 위치추적기 등을 부착한 상태로 방사했다.

 

초원수리는 연천과 철원, 파주에서 위치신호가 정상적으로 수신돼 자연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것이 확인됐다.

 

326일부터는 번식지를 향한 북상 이동을 시작해 북한 평안남도 순천군을 거쳐 47일 중국 내몽골 자치구까지 이동한 것을 확인한 상태다.

 

연구진은 위치추적장치로 구체적인 이동경로와 번식장소 등을 파악·분석할 계획으로 이를 통해 얻어낼 새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초원수리에 대한 생태연구와 보전전략 수립에 활용할 방침이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희귀종이자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초원수리를 구조하고 추적장치를 부착해 자연으로 되돌려 보냄으로써 이동경로와 번식지역 등 그간 밝혀지지 않았던 생태정보까지 확보할 수 있게 돼 앞으로 종의 보전과 관리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성 경기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장은 이번 초원수리 추적관리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보전을 위한 관련기관 간 모범적인 협업 사례라며 야생동물의 보호와 생태연구를 위해 앞으로도 두 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초원수리는?

초원수리(Steppe Eagle, Aquila nipalensis)는 수리과(Accipitridae)의 조류다.

 

매목 수리과에 속하는 초원수리는 주로 중앙아시아와 몽골에서 번식한 뒤 아프리카와 인도, 미얀마 등지에서 월동하며, 한국에는 겨울철에 매우 적은 수가 도래하는 대형 맹금류이다.

 

초원수리는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멸종위기 범주 중 위기 등급(Endangered, EN)에 속하는 종으로, 세계적으로 생태에 대한 연구 정보가 많지 않은 편이다. 한국에서 월동하는 초원수리의 생태에 대한 정보는 밝혀진 것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몸길이는 62~81cm, 날개를 펼쳤을 때 길이는 165~260cm 정도이며, 암컷이 수컷보다 조금 더 크다.

 

어미새는 몸 전체가 어두운 갈색이며 머리와 뒷목은 몸에 비해 약간 밝은색이다. 어미새가 되기 전에는 몸 전체가 어미새와 비교해 밝은 갈색이며, 날개깃과 꼬리깃에 흰색의 줄무늬가 있다.

 

주로 중앙아시아 일대의 개활지에서 번식하고 인도와 아프리카에서 월동하며, 한국에는 겨울철에 매우 드물게 관찰된다. 식성은 동물의 사체를 주로 먹으며 설치류나 토끼 등을 사냥하여 먹기도 한다.